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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공유, 수평적 도시 발전을 위한 도전
2022.09.26

정대준 외국인관광도시민박협회 사무국장 “정선 마을호텔 성공 사례 주목해야”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18리. 한때 이곳은 쟂빛 탄광촌의 허름한 골목이었지만, 현재는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는 관광지가 됐다. 마을에 있는 호텔이라고 해봐야 객실 3개짜리 건물이 전부다. 투숙객은 하루 최대 10명 정도에 불과하다. 웬만한 여관이나 민박집 수준에도 못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호텔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난 1년간 이곳을 다녀간 관광객은 5만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상점 전체가 이 호텔의 부대시설이라는 독특한 설정 때문이었다. 호텔 인근 중국집과 한정식집은 레스토랑이고, 세탁소는 호텔 투숙객의 세탁 서비스를 맡고 있다. 마을회관은 호텔의 소규모 연회장 역할을 한다.


8월25일 시사저널 주최로 서울 중구 페럼타워서 열린 '굿시티 포럼 2021' 행사에서 정대준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협회 사무국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마을 상점 전체가 호텔 부대시설 -시사저널-

정대준 외국인관광도시민박협회 사무국장이 지역도시 재생의 희망적 사례로 이 마을호텔 18번가를 지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초 발발한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천문학적인 돈을 시장에 풀었다. 그 영향으로 주식과 부동산, 심지어 가상화폐의 자산 가격이 비이상적으로 급등했다. ‘버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나 ‘빚투’(빚내서 투자), ‘벼락거지’(주식이나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가난해지는 사람) 등 신조어도 적지 않게 나왔다.

정 사무국장은 “일련의 부작용들이 단순히 유동성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방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가격 급등도 결국은 지역 불균형에서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감사원의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20곳에서 불과했던 장래 소멸위험 지역은 2047년 108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117년에는 8개를 제외한 221개 시․군․구가 모두 고위험 단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율 증가와 수도권 인구의 지방 분산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해결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협동조합 형태로 수평적 수익 분배

고한 마을호텔이 ‘18번가의 기적’이라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사무국장은 “높은 곳만을 향하는 도시의 수직적 라이프 스타일은 거주자에게 상실감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수평적 도시 모델인 고한18리 마을호텔은 최근 확산되는 레트로 열풍과 함께 투숙객에게 해방감을 전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재생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은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상점들이 마을호텔의 일원이 되어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공동체 비즈니스 모델이다. 때문에 이들은 수익도 공평하게 분배하고 있다는 점도 성공 배경으로 꼽힌다. 정 사무국장은 “호텔과 식당, 상점으로 이뤄진 마을 기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수익 역시 수평적으로 분배한다”며 “이런 요인 때문에 조만간 2호 마을호텔도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23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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